국민권익위원회는
▶ 허위사실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폄하한 것을 사과하라.
▶ 발달장애인을 무능한 존재로 바라보지 말고,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라.
▶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국가와 자방자치단체, 수탁기관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 확대와 인력 충원을 위해 노력하라.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발달장애인의 맞춤형 돌봄지원방안 제도개선 공개토론회”에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하. 권익옹호기관)을 공공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자립생활센터가 운영하는 지원주택 내 장애인 사망 건에 대해 권익옹호기관이 현장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해 허위로 고발했다는 점, ▴권익옹호기관을 운영하는 법인의 상당수가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이해상충이 우려되는 점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1. 자립생활센터가 운영하는 지원주택 내 장애인 사망사건은 권익옹호기관에 신고된 적이 없다. 신고된 적이 없으니 현장조사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전국의 권익옹호기관에 확인한 결과, 권익위가 발표문에서 제시한 ‘00시 자립생활센터 지원주택 내 장애인 사망사건’을 학대의심사건으로 신고받은 기관은 전국 어디에도 없었다.
권익옹호기관은 신고·접수된 사례에 대하여 조사를 하고, 신고가 들어오지 않은 사례나 학대가 인지되지 않은 사례에 대하여는 관여할 수 없다.
사실이 이러한데 권익위가 이를 권익옹호기관의 문제로 돌리는 것은 국가기관으로서 부적절한 처사라 할 것이며, 불합리한 행정제도를 개선하여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권익위의 설치 목적을 망각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2. 사법기관에서 무죄판결이 나왔다고 하여 허위고발로 몰고 가는 것은 권익옹호기관에 대한 명예훼손이다.
검찰에서 학대로 판단하여 기소해도 재판에서는 ‘무죄’판결이 나거나 경찰에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해도 검찰에서 ‘혐의없음’으로 처리되는 사건은 많다. 그렇다면 검찰도, 경찰도 허위기소를 하고 있는 것인가?
권익위가 권익옹호기관의 허위 고발사건이라 제시한 A복지시설 사례는 오히려 권익위가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모든 권익옹호기관과 그 종사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다.
위 사례를 담당한 권익옹호기관에 확인한 결과, A복지시설 내에서 시설 거주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학대의심 피해를 접수한 후, 사실확인 과정에서 종사자가 작성한 기록물에서 ‘거주인을 바늘로 찔렀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학대 판단의 객관적 증거로 활용하였다. 그 후 학대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에 고발한 것이다. 학대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법기관에서 판단하는 것이며, 권익옹호기관은 절차를 잘 지켰다.
또한 권익위는 토론회 자료집에 권익옹호기관이 해당 시설을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이라고 허위로 고발하였다고 적시하였으나, 해당 시설은 지적·자폐성 장애인이 이용하는 거주시설로서 「장애인복지법」 상 지적·자폐성 장애인은 모두 중증장애인에 해당하므로 ‘중증장애인이 24시간 이용하는 시설에 해당’한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위 사건의 피고발인 등은 “유형별 거주시설은 24시간 보호의 의무가 없다.”는 주장을 하였고, 권익옹호기관은 보건복지부 민원 신청 후 권익위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장애인 거주시설 서비스는 24시간 제공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답변을 받아, 객관적 근거로서 경찰에 제출한 바 있다.
국가기관인 권익위는 위와 같이 기초적인 사실확인도 거치지 않고, 장애인학대가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A복지시설 측의 주장과 ‘명칭 표기’만 가지고 권익옹호기관과 보건복지부 판단까지 허위라고 주장한 것이다.
3. 권익옹호기관 상당수가 조사대상인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사실확인부터 거쳐야 한다.
권익위 발표문에는 ‘학대 등에 대한 신고접수, 현장 출동조사를 수행해야 하는 조사기관 상당수가 조사대상인 복지시설 운영하고 있어 이해상충 우려’된다고 주장하는데, 법률에 의한 복지시설에 해당하는지, 위탁법인에 대한 사실확인도 거치지 않은 자료를 토대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심지어, 학대피해장애인 쉼터는 복지시설이지만 학대피해장애인을 보호·지원하는 곳이라는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채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결국 권익위는 사실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허위사실로서 잘못된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4. 권익위에게 있어 ‘발달장애인’은 시민적 권리를 가진 국민에 포함되지 않는 것인가?
권익위 발표문에서 발달장애인을 ▴생물학적 나이와는 무관한 아동으로 취급하거나, ▴후견인이 꼭 필요한 사람으로 취급하고, ▴누군가(활동지원사 등)에게 전적으로 의지해야만 하는 사람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발달장애인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권리와 필요한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정하고 있음을 권익위는 기억해야 한다. 발달장애인도 연령에 맞는 대우를 받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되, 필요한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시민권을 누릴 사람으로서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곳이 권익위의 임무이므로, 권익위는 오히려 사법기관에서 발달장애인의 진술을 불인정하는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5. 권익옹호기관은 독립성 보장을 전제로 사법기관, 지자체와 민·관 협력으로서 더 촘촘하게 학대피해장애인을 지원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권익위는 권익옹호기관의 운영주체를 공공기관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 보장, ▴법적 지원 및 보호 강화, ▴전문인력 확보 및 교육 강화를 꼽았다.
권익위가 권익옹호기관의 공공기관 전환을 위해 제시한 곳은 ‘사회서비스원’이다. 현재 사회서비스원은 종합재가센터, 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 통합돌봄지원센터, 장애인복지관, 정신요양시설 노인전문요양원, 노숙인복지시설, 장애인주간보호센터, 대체인력지원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해당 시설들은 학대 발생 신고접수 시 권익옹호기관의 조사대상이기도 하다.
권익위는 장애인학대 조사대상-조사기관의 이해상충 우려를 이유로 들면서, 아리러니하게도 가장 많은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사회서비스원에서 권익옹호기관을 운영하자고 제안하였다.
권익옹호기관을 비영리법인에서도 운영할 수 있도록 법률로 정한 이유는, ‘권익옹호기관이 사법기관과 (복지시설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지방자치단체와의 민·관 협력을 통해 장애인의 의사를 최대한 확인하여 조사하고 지원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장애인들의 바람을 담은 조치였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서, 우리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공공기관 전환에 반대하며,
허위사실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폄하하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사과를 촉구한다.
2024. 7. 19.
한국장애인권익옹호기관협회
